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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둔마 (Xanax)

專輯

감정둔마 (Xanax)

신해경 (Shin Hae Gyeong)

韓語

2021.07

2首歌

8分0秒

專輯介紹

신해경 [감정둔마] 

둔마. 한자로 둔할 둔(鈍)에 저릴 마(痲)를 쓴다. 발음부터 어딘가 음울해 보이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서둘러 찾아본다. ‘굳어서 정신이 흐려지다’. 활용 예시를 살핀다. 정동, 정서적, 감정이라는 단어들이 관련 어휘로 우수수 쏟아진다. 감정둔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자주 쓰는 말로 보통 감정이 둔해져 감정표현이 사라지고 화도 나지 않고 슬픈 것도 모르게 된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이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도 놀라지 않고 그저 무심하게 반응한다. 흔히 조현병이나 정신분열과 함께 따라오며, 증세가 심해지면 도덕성이 저하되거나 인간이 기본적으로 느껴야 할 기본적인 희로애락에 대한 반응 자체가 사라지기도 한다. 

신해경은 총 두 곡이 수록된 자신의 새 싱글에 바로 그 ‘감정둔마’를 앞세웠다. 앨범의 표제곡인 ‘감정둔마’, ‘랑데부’ 그리고 ‘신해경’이라는 세 글자를 종이가 닳도록 몇 번이나 힘주어 덧쓰는 듯한 두 곡을 이어 듣고 있으면, 지난 다소간의 고요가 그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느끼고 만질 수 있는 모든 게 사라진 황무지에 부는 듯한 허망한 바람 소리로 시작되는 ‘감정둔마’는 이제는 익숙해진, 무의식 저 너머에서 천천히 밀려오는 신해경식 웅크림으로 출발한다. 신해경이 지난해 개인적으로 겪었던 정신적 상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노래는 출발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길을 활짝 열어젖힌다. 눈 깜짝할 사이 돌풍으로 변해 노래 전체를 휘감는 여린 에너지는 노래가 진행되는 4분 여의 시간 동안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듣는 이를 쥐락펴락한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현기증을 느끼려는 찰나, 이제는 한껏 친숙해진 우울로 듣는 이를 능숙하게 위로하는 ‘랑데부’가 손짓한다. 지금까지 그의 노래를 통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동시에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골 깊은 감정의 덩어리가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잊고 살던 우리 안의 블루를 끝내 길어 올렸던 데뷔 앨범 [나의 가역반응] 이후 4년, 이 사람의 음악을 이루고 있는 근간이란 이렇게나 변함이 없구나 새삼 놀랍다. 꿈과 몽상 사이에서 여전히 길을 잃은 사람이 같은 상처를 몇 번씩이나 후벼 파 만든 깊고 어두운 웅덩이 속에 체념처럼 몸을 맡겨 본다. 웅덩이는 생각보다 넓고 포근하다. 지긋지긋한 아픔이 드디어 사라진 건지 아니면 반복되는 아픔에 적응해버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둔해진 감각이 싫지만은 않다. 어떤 사람은 평생 이런 음악을 하고, 어떤 사람은 평생 이런 음악을 듣겠구나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타고난 나쁜 피를 향한 저주가 아닌, 이제는 이것이 나 자신이라는 걸 여전히 예민하게 받아들인 사람들의 안식이 주는 편안하고 따뜻한 푸른 빛. 신해경의 새 노래에서 그 푸르른 빛이 보인다.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신해경의 음악을 묘사하는 것은 장황하기에 (조금은) 구차한 일이다.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쌓이고 연결된 사운드가 그리는 특유의 공간감, 평범한 단어로 예민한 찰나의 감성을 파고드는 소년의 서사는 [나의 가역반응]부터 [속꿈, 속꿈]까지 이어지며 이미 그만의 우주를 완성했다. 그렇기에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궁금한 질문은 하나였다. 이 다음은 무엇이죠?

‘감정둔마’는 오랜 고민 끝에 그가 다다른 하나의 답이다. 나른하게 울리는 기타. 곡의 전개에 따라 지글거리며 불온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노이즈와 스크래치. 냉소적이거나 무표정한 톤으로 미묘하게 연출된 보컬까지. 그는 그가 구축했던 온전한 공간에 균열을 내며 변화를 예고한다. 

우리가 '감정둔마'를 들으며 느낀 것은 익숙함과 충격 사이의 대조였다. 빠르게 절정으로 들어가 파열하는 순간에도 여린 음색과 꿈처럼 쌓이는 코러스는 예의 그것이었다. 익숙한 멜로디와 전개처럼 보이다 예고 없이 폭발하는 전개와 급격한 전조는 침잠하려던 감성을 부수고 들어온다. 묵직한 여운과 함께 빌드업되는, DJ 소울스케이프가 함께 한 후반부의 급변은 이 곡의 정체성을 완성한다. 장르로도, 정서로도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심정이 채 1분여 남짓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청자에게 휘몰아치듯 밀려온다. (감정을 유발하는 자극으로부터 둔감해진 상태를 뜻하는) 곡 제목 '감정둔마'는 이 부분에 이르러 곡의 아이러니를 완성한다.

그가 우리와의 첫 걸음으로 들려준 노래가 '감정둔마'라는 것은 우리에게 괜시리 설레는 일이었다. 이 곡이 앞으로도 신해경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만큼. 

그렇기에, 이 곡을 함께 들어줄 이들의 감상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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